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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미국 의회에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이 통과, 발효되었다. IRA는 표면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목적이나, 본 법안의 핵심은 전기차/배터리 분야이며 해당 산업에 대한 4천억 달러 규모의 막대한 지원 방안이 담겼다.
이번 IRA의 지향점 중 하나는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도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해 美 · 中 패권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공급망 전쟁의 전선이 이제 배터리와 소재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IRA를 통해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때 1대당 최대 7,500 달러(약 1,000만원)를 세액공제 형태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인데, 이 때 보조금을 지급 받기 위해서는 해당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 음극재 등 핵심 소재와 리튬, 니켈 등 핵심 원료의 원산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보조금 수혜를 위해서는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원료와 소재를 사용한 배터리가 전기차에 탑재되어야 하며, 원료는 2023년 40%를 시작으로 2027년 80%까지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소재는 2023년 50%를 시작으로 2029년에는 100%를 충족해야만 보조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중국, 러시아 등에서 생산되는 원료/소재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필자는 IRA를 보면서 2010년대 초중반 위력을 발휘했던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정책이 떠올랐다. 중국의 중앙 · 지방 정부는 2010년부터 전기차 구매가격의 최대 50% 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펼쳤다. 내연기관 자동차 분야에서 열등생이었던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산업 생태계 육성이 목적이었는데, 이 정책은 단기간 내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7%에 불과했으나 보조금 지원 정책에 힘입어 2016년 42%로 급증하게 된다. 이 때, 중국 정부는 White List에 포함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부과했는데, 사실상
중국산 배터리 외에는 보조금을 거의 받지 못했다. 한국산 배터리도 여러가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심지어 보조금을 지원 받기 위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아픈 경험이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자국
기업 육성 정책의 효과로 중국 기업들은 원료-소재-배터리-전기차에 이르는 전체 밸류체인에서 단기간 내에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21년 기준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리튬 제련 65% / 전구체 80% / 양·음극재 66% / 배터리셀 73%에 이르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IEA 2021 통계 자료 기준)
당시 중국의 상황과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에서 차이가 있다면, 중국은 자국 내에 배터리소재와 셀(Cell) 제조 기업이 자리잡고 있었던 반면, 미국은 배터리소재 및 셀 분야의 불모지에 가깝다는 점이다. 따라서 동맹국들과의 연합 전선을 통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이며, 이는 포스코케미칼을 비롯해 한국 대표 소재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Profit Pool은 ‘업스트림 고수익’ 구조이다. 아울러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배터리가, 배터리 셀 원가의 약 55%를 양·음극재가 차지하는 구조상 개별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업스트림 확장은 불가피하며,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밸류체인 내 업스트림 진출은 트렌드로 자리매김 했다.
완성차사들은 배터리 내재화, 배터리 기업들은 양·음극재 내재화에 나섰으며, 밸류체인 내 전체 기업들은 리튬, 니켈 등 핵심 원료 확보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기업들은 업스트림 진출에 기반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거래비용 절감 및 원가경쟁력 제고 △공급자 협상력 강화 △공급망 안정화 등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이처럼 밸류체인 내 업의
영역 경계가 붕괴되고 공급망이 재편되면, 밸류체인 내 특정 섹터에서 보유한 경쟁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으며, 결국 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사를 비롯한 고객사(다운스트림)들이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 생산 기업들에게 주목할 것이며, 특히 업스트림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소재사들의 기업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다.
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산업부(Ministry of Industry) 고위 관계자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들은 니켈 등 이차전지 업스트림 분야에서 포스코케미칼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이차전지用
니켈(황산니켈) 생산에 필요한 니켈 원광의 세계 최대 매장국이며, 전기차 시대 도래 시 니켈을 통한 산업 부흥을 계획하고 있었다.
※ 글로벌 니켈 원광의
약 22%(4,900만톤)가 인도네시아에 매장 (출처 : USGS, 2022)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에서 주목할 점은 중국 자본이 주요 니켈 광산과
제련 프로젝트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IRA로
중국 기업의 영향력 하에 있는 이차전지用 니켈(황산니켈)은
미국으로의 진출이 사실상 봉쇄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인도네시아는 그간 자국산
니켈 경쟁력과 중국 기업들과의 관계에 대한 과신으로 니켈 원광 수출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해 왔으나, 향후 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미국의 IRA 등으로
가속화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위상 약화가 불가피하다. 인도네시아
외에 호주, 캐나다 등에서 생산 및 제련되는 니켈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도네시아로서는 앞으로 한국 기업이 니켈 원광을 공급 받아서 전구체를 거쳐 양극재까지 생산하는 것이 인니산 니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보다 나은 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니켈 뿐만 아니라 리튬, 흑연 등 다른 원료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원료부터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 생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까지 이차전지소재 Full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포스코케미칼은 그 중심에 있다.
양·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에 대한 그룹 내부 조달과 외부 소싱의 병행이 가능한 포스코케미칼은
원료의 안정적 확보는 물론, 원료 수급 상황과 가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와의 협상에서 다른 소재사들이 갖기 어려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배터리소재 분야는 B2B 산업인 동시에 수주 산업의 성격을 띄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글로벌 완성차사인 GM과 한국 소재 기업 사상 최대 규모(21조원
이상)의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던 비결은 바로 포스코케미칼이 갖고 있는 이차전지소재 Full 밸류체인 경쟁력에 있다. 이미 글로벌 고객사들은 포스코케미칼을 단순 소재 생산 기업을 넘어, 전체 밸류체인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포스코케미칼이 향후 많은 글로벌 고객사들과 소재 개발부터 공급까지 긴밀히 협력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향후 10년간 지속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기에 포스코케미칼이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Game-Changer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소견이며 포스코케미칼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